교황, 中 눈치봤나…홍콩 문제 언급 하려다 ‘침묵’ 논란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9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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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홍콩 문제를 언급하려다 철회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일 주례한 주일 삼종기도 강론에서 ‘보안법이 통과된 홍콩과 그 시민들의 삶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려 했지만 결국 언급하지 않았다.

교황이 주관하는 대표적인 대중행사인 주일 삼종기도 강론에서 교황은 통상 한두 개의 국제적 이슈에 대해 발언하며, 이는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이날 참석한 언론인들에게 미리 배포한 강론 내용에는 홍콩 문제를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사전 배포 강론에 따르면 교황은 “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나의 진심 어린 걱정을 나타내고 싶다”며 “현재 상황에서 당면한 문제들은 매우 민감하며, 그곳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할 예정이었다.

또 “사회적 삶, 특히 종교적인 삶은 국제법 등에서 규정한 완전하고 진정한 자유로 표현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 삼종기도 강론에서 홍콩 관련 부분을 빠뜨리고 발언하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교황이 홍콩 문제 간섭을 극도로 싫어하는 중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중국 성향인 요셉 젠 전 추기경이 “이제 홍콩의 종교 자유를 믿을 수 없으며 보안법으로 인해 체포될 것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종교계 내에서는 보안법에 비판적인 여론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고 홍콩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가는 교황청이 애써 이룬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자칫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전문가인 로런스 리어든은 “이번 강론 철회 사건은 교황이 홍콩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또 이는 홍콩 문제 간섭을 거부하는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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