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에 자체 개발 칩 탑재한다…인텔과 15년 만에 결별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3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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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이어진 '맥텔', 끝내기로
자체 칩 탑재한 맥, 연말에 첫 출시
타사 칩, 자사 설계 부품으로 대체 전략

애플이 15년 동안 맥(Mac) 컴퓨터에 장착해온 인텔 칩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을 탑재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이처럼 밝혔다.

애플은 인텔 칩을 써온 맥과 달리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ARM 기반 커스텀 칩인 A시리즈를 탑재해왔다.

맥에도 이를 적용한다면 인텔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걸 기다리지 않고 컴퓨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는 인텔이나 AMD 칩에 의존하는 HP, 델,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랩톱컴퓨터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애플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애플과 인텔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인텔의 칩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맥텔(Mactel·인텔칩을 장착한 맥)의 시작이었다.

이후 15년 사이 애플의 시가총액은 인텔의 6배가 됐다. 동시에 애플은 인텔의 컴퓨터 칩에 버금가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설계해온 반도체 부문을 갖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인텔은 최근 몇년 동안 공급 제약에 직면했으며 자체 기술 로드맵에서 뒤처졌다.

자체 프로세서로의 전환은 향후 2년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커스텀 칩을 탑재한 첫 맥은 연말에 출시된다.

애플은 새 칩이 배터리 수명을 향상시키고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며 보안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칩은 아이폰이 머신러닝 알고리듬을 통해 이미지 처리 속도를 높인 것처럼 미래의 맥에 특별한 기능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비용 부문 효과도 기대된다. 분석가들은 인텔이 맥 프로세서 생산에 드는 비용보다 칩당 75~150달러를 추가로 애플에 청구해왔다고 봤다. 애플은 이 절감 비용을 소비자나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다.

이번 계획은 타사의 칩을 애플 자사 설계 부품으로 대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게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독립 기술 애널리스트 웨인 람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아이폰 핵심 부품의 42%를 만들고 있다. 5년 전에는 8% 수준이었다.

분석가들은 인텔이 애플로부터 연간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 매출을 잃게 된다고 추정했다. 애플이 인텔과 완전히 관계를 끊는 건 아니다. 애플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부문 등에서 여전히 인텔의 고객으로 남는다고 WSJ은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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