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 인구, 전체 인구의 3.3%
교도소 수감자 비율은 약 25%
자살률 약 2배...기대수명 9년 적어
호주에서도 지난 주말 수천명이 백인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미국의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행진에 참가했다.
하지만 호주 시위자들은 흑인들에 대한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 표출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국내 원주민들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을 끝내고 싶어 이 행진에 참여한 것이라고 미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호주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내 인종차별 문제가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호주의 원주민 인구는 2500만 인구의 3.3%에 불과하다. 하지만 교도소 전체 수감자의 4분의 1 이상이 원주민들이다. 원주민들이 비토착 호주인보다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2배에 달하며, 기대수명이 9년 정도 적고 유아사망률은 훨씬 높다.
지난 9일 호주 국립대학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인의 75%는 원주민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시드허트 시로드카는 “이번 연구는 원주민들이 사회에서 직면하는 견고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한 분명한 증거를 보여준다”며 “그 자료는 사실 호주 원주민만에 관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1788년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삼기 시작했을 때부터 영국 정부는 이 땅의 원주민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몇년 동안 많은 원주민들이 인플루엔자, 성병, 장티푸스, 결핵, 폐렴, 홍역, 백일해 같은 낯선 질병에 노출돼 숨졌다. 또 많은 다른 사람들이 영국의 식민지 개척자들에 의해 학살됐다. 1790년대부터 1930년대 사이 영국 식민지 주민 2000여명과 호주 원주민 2만여명이 폭력적 충돌로 사망했다.
1980년부터 2011년 사이 449명의 원주민이 사망했는데 이는 이 기간 전체 사망자의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과 전 세계에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나면서 호주에서도 다시 한번 인종차별 문제가 논란의 표면으로떠올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구금 중인 원주민들의 사망에 대해 문제라고 인정했다. 호주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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