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판 플로이드 사건’ 백인 경찰, 16세 원주민 소년 과잉 진압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4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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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거센 가운데 호주에서도 닮은꼴 사건으로 시위 열기가 뜨겁다.

2일 영국 가디언 등은 호주 시드니에서 백인 경찰이 16세 원주민 소년을 과잉 진압한 영상이 퍼지며 3000여 명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이드 씨 사건과 함께 이 사건이 조명되면서 뿌리 깊은 원주민 차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1일 시드니 서리힐의 에디워드 공원에서 경찰이 16세 원주민 소년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소년이 무릎과 얼굴, 팔꿈치 등에 멍과 타박상을 입고 이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공개된 동영상에서 원주민 소년은 팔짱을 낀 채 경찰을 향해 “내가 당신 턱을 부술 수도 있어”라고 말한다. 이에 백인 경찰이 다가가 소년의 두 팔을 뒤로 잡은 채 무릎 부근을 발로 차 소년을 앞으로 넘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소년의 얼굴이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혔다. 다른 경찰이 다가와 몸부림치며 저항하는 소년의 다리를 누르고 수갑을 채우는 모습도 담겼다.

2일 믹 윌링 경찰 대변인은 “소년이 체포되기 전 경찰관을 위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경찰관이 사용한 위력이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년은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영상이 알려지며 호주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는 ‘원주민의 생명도 중요하다(Aboriginal lives matter)’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2015년 교도관의 강압 행위로 숨진 26세 원주민 데이비드 던게이 사건 등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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