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주한미군 근로자 인건비 지급 합의…전원 복귀”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6-03 10:30수정 2020-06-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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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의 협상 교착 속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4000명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 우선 지급에 합의했다. 근로자들의 휴직 장기화에 따른 기지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이를 지렛대 삼아 한국 측에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는 2일(현지 시간) 보도자료에서 이 합의 내용을 밝히면서 “오늘의 결정은 2020년 말까지 주한미군 전체 인력을 위한 2억 달러(약 24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늦어도 6월 말까지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전원 업무에 복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는 한국인 근로자들과 동맹, 준비태세 유지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 ‘한반도에 대한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런 설명을 내놨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교착 상태인 SMA의 조속한 타결 필요성도 강조했다. 펜타곤은 “한미 간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모든 당사자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며 “우리는 동맹국에 최대한 빨리 공정한 합의에 이를 것을 강하게 권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SMA 협상에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으며 한국에도 이를 똑같이 요구한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SMA가 없으면 중요한 국방 인프라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동맹의 가치와 요구에 대한 분담에 균형이 유지되지 못한다”며 “주한미군의 준비태세가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다(remains at risk)”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펜타곤의 이번 결정은 결국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지금 문제에서는 한 발 양보하되 이를 지렛대 삼아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받아내려는 의도가 담긴 접근법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 정경두 국방장관의 2월 방미 등 여러 계기로 근로자 임금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자고 요청했으나 미국이 “협상 동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를 앞세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연간 13억 달러의 분담금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당초 요구했던 50억 달러에서 크게 낮춘 최종 제시금액”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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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한미군 기지는 4000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4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 지 석 달째 접어들면서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 이동이 많은 6월은 인력들이 빠져나가면서 노동력이 더 필요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양 측 입장차가 팽팽한 현재 상황에서 대선 전까지 협상타결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분위기였다. 미 국방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하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 투입을 준비하면서 대외 협상에 집중할 여력도 많지 않다.

한국을 압박하던 주한미군 무급휴직 문제가 해결되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한 숨 돌리고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의를 앞세워 13억 달러 타결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와의 줄다리기가 재개될 전망이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이 요구금액 하향 조정에 이어 이번 근로자 임금 합의까지 잇따라 양보했다고 주장하며 한국 측으로 공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초청 의사를 밝히며 한국의 외교적 역할 확대 기회를 제안한 것도 한국 측의 SMA 양보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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