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중국이 싫다” 유럽 외교·경제 탈중국 가속화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2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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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에서 발병한 코로나19와 관련해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자 유럽이 중국을 점차 멀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을 공공연히 비난해온 미국과 달리, 유럽은 중국 비판을 비교적 삼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일·프랑스·영국·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중국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만큼 유럽이 중국에 깊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유럽이 외교적·경제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 유럽의 탈중국 가속화 :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대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약탈적 투자’ 가능성을 견제할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약 7500억달러에 달했던 중국과 EU의 무역 규모에 타격을 입힐 위험이 있는 방어적 조치라고 통신은 전했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자국 기업의 지분을 중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외국인 투자 심사 규정을 강화하고 그 범위 또한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수 위협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기업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이 5세대(5G) 통신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협력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5G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와 손잡기로 한 결정을 번복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독일도 올해 중반까지 중국을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시킬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밖에 의료 기술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 등의 분야에서도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제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EU 무역장관들은 중국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은 채 ‘개별 국가들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변화의 중요성’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 리더십 발휘 기회 걷어차고 신뢰도만 잃어 :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외교관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분노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회에서 대(對)중국 관계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독일 녹색당 소속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의원은 “최근 몇 달간 중국은 유럽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진실을 알리기보다는 체제 선전에만 몰두하고, 외교적으론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이 의료물자 가격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또한번 유럽의 분노를 샀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이 사들인 중국산 진단키트에서 불량이 나온 사건 또한 중국의 신뢰도 추락을 부채질했다.

얀카 외르텔 유럽외교협회(ECFR) 아시아담당 국장은 “중국은 자국 시장을 개방하고 해외 기업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며 환심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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