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문화의 힘” “코로나가 오스카 접수”…‘기생충’에 쏟아진 찬사와 막말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1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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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스트 웨스턴 플러스 할리우드 호텔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기사가 실린 신문이 놓여있다. 2020.2.11/뉴스1 © News1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스트 웨스턴 플러스 할리우드 호텔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기사가 실린 신문이 놓여있다. 2020.2.11/뉴스1 © News1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이 된 데 대해 외신들이 앞다퉈 축하하며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반면 해외 일부 누리꾼들은 오스카 트로피에 마스크를 씌우며 인종혐오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나라 전체가 기쁨으로 들썩인 한국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가디언은 몇몇 TV 방송사들이 이 상에 대한 뉴스를 전하기 위해 정규 프로그램 중단했을 정도로 국민 전체가 수상 여부에 촉각을 세웠고, 기생충이 호명되자 사회자가 기쁨에 차서 괴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외신들은 “기생충이 오스카의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의 문화의 힘을 보여준 쾌거였다”고 앞다퉈 평가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보수성향을 가진 일부 미국 인사들은 외국어로 된 영화에 미국의 영화상을 준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인종 혐오 감정을 가진 일반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과없이 감정을 나타냈다.

보수 성향의 뉴스사이트 블레이즈TV의 존 밀러 기자는 봉 감독이 각본상을 받은 후 짧게 한두 마디 영어를 말한 후 한국어로 소감을 말한 것을 트집잡았다.

봉 감독의 수상 직후 트윗에서 “이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써 미국말을 못하는 외국인들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다음 트윗에서 “‘이 사람들’은 분명히 한국인이 아니라 할리우드에 있는 이들을 지칭한다”고 정정했지만 이 역시 “할리우드가 계급 전쟁을 부추기는 한 외국 영화에 상을 주었다”면서 기생충을 간접적으로 폄하했다.
마스크를 쓴 오스카상 트로피<컴파운드보스(CompoundBoss) 트위터 갈무리>
마스크를 쓴 오스카상 트로피<컴파운드보스(CompoundBoss) 트위터 갈무리>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기생충의 수상 후 컴파운드보스(CompoundBoss)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는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마스크를 쓴 오스카 트로피 사진을 곁들였다. 긴 칼을 세워 잡고 당당히 서 있는 오스카 트로피는 순식간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또 한 트윗은 “기생충 제작자들이 상을 안주면 코로나를 퍼뜨리겠다고 협박했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아시아는 2020년에 우리에게 기생충과 코로나바이러스를 주었다”고 썼고 또 다른 사용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스카를 접수했다…이렇게 빨리?”라고 비꼬았다.

신종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 사는 많은 아시아인들은 인종차별적인 말이나 사건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극성인 시기에 아카데미 사상 드물게 아시아인이 상을 휩쓴 것이 인종주의자들의 혐오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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