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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BBC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 구하라, 조롱 대상…보수적인 韓”
뉴시스
입력
2019-11-29 15:07
2019년 11월 29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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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불법촬영 범죄 심각성 보도
BBC "韓 사회서 여성에 대한 학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영국 BBC방송이 한국 사회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범죄가 만연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28)도 남자친구로부터 같은 범죄를 당한 피해자였다고 전했다.
28일(현지시간) BBC는 “구하라와 한국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BBC는 “구하라는 케이팝의 왕족이었다. 여성 그룹 카라에서 유명해진 그는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여성 스타 중 한명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그의 경력은 무대 밖의 사건들로 빛을 잃었다”고 전했다.
구씨는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 최종범(28)씨가 교제 당시 촬영한 불법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면서 최씨를 고소했다.
법원은 지난 8월 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피해자로부터 명시적 동의는 받지 않았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BBC는 “법원은 촬영이 구씨의 동의 없이 이뤄졌지만, 구씨가 관계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에 최씨는 불법 촬영과 관련해 무죄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 불법촬영이 사회적 문제라는 건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며, 한국 불법촬영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은 대개 벌금형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BBC는 사건 당시 언론 및 대중이 구씨를 향해 자극적인 호기심을 보인 점도 비판하면서 구씨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악성댓글에 시달려야 했다고 전했다.
BBC는 “피해자가 정의를 구현하려는 과정은 굉장히 힘들다. 구씨는 수차례 진술해야 했고 ‘구하라 섹스 비디오’가 온라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씨의 사망이 경쟁이 심한 케이팝 업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 그룹 f(x) 출신 설리의 사망을 거론했다. 구씨와 절친한 사이였던 설리 역시 지난달 14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BBC는 설리를 “케이팝 스타들 사이에서 흔치 않게 솔직하고 당당했으며, 전형적인 여성상에 맞지 않아 온라인상에서 공격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묘사했다.
BBC는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다. 사회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지만 변화 속도는 아주 느리다”며 “사회의 특정 부분에서 여성에 대한 학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BBC는 “구씨 등 케이팝 스타들을 포함해 유명한 여성들이 범죄 피해자가 된 뒤 SNS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건 다른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명인사 외에 이은주(가명)씨의 사례도 전했다. BBC는 이씨가 남부지방의 병원에서 일하다가 동료로부터 탈의실에서 불법촬영 범죄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씨 사례는 전남 순천의 종합병원에서 남성 동료로부터 불법촬영을 당한 여성이 9월 목숨을 끊었다고 국내 언론에 보도됐던 사건으로 보인다.
이씨는 사망 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그 사람이 아직도 날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씨의 아버지는 “끝까지 가겠다.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BBC에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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