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캘리포니아)이 탄핵조사와 관련해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백악관 회동에서 신경전을 벌인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팽팽하게 맞붙은 것이다.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얼마나 더 많은 반(反)트럼프 사람들을 (종용해) 완벽하게 적절했던 (우크라이나와의) 전화 통화 내용에 대해 증언하도록 할 것인가?”라며 “녹취록을 읽어라”고 썼다.
앞서 알렉산더 빈드맨 우크라이나전문 육군 대령이 이날 탄핵조사를 담당하는 하원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빈드맨 대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직접 상황실에서 들은 사람 중 한 명이다.
통화 녹취록이 이미 공개되긴 했지만,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직접 들은 사람이 하원에서 증언하는 것은 처음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빈드맨 대령은 하원 청문회에서 “해외 정부가 미국 시민을 수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할 계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부패한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의 전화 통화는 반트럼프 증인을 ‘걱정시켰다’고 한다”며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백악관과 국무부가 모든 직원에게 탄핵조사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빈드맨 대령이 이를 어기고 증언하겠다고 나서자 ‘반트럼프’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신빙성을 낮추려고 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왜 통화 내용이 부적절한지를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모든 사람이 통화 녹취록을 읽었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원조를 요청했고, 당신은 그에게 ‘난 당신이 우리 부탁을 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정적에게 흠집을 낼 가짜 수사를 요청하는 데 남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답변을 달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펠로시 의장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경질적인 낸시 펠로시는 공화당을 무너뜨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2020년에 모든 의석을 잃을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시리아 철군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 ‘삼류 정치인’이라고 불렀고,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는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후 한 달 간 하원 정보위원회와 외교위원회, 정부감시위원회 3곳에 탄핵조사를 맡겼다.
트럼프 대통령 측과 공화당 의원들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탄핵조사가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비공개 청문회장에 난입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31일 탄핵조사 승인을 하원 전체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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