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CL ‘QLED TV’ 상표등록…韓에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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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 제조사 TCL이 한국 특허청으로부터 ‘TCL QLED’ 상표등록을 마쳤다. 사진은 TCL이 판매중인 QLED TV 6시리즈의 제품(사진=TCL 홈페이지) © 뉴스1
중국 TV 제조사 TCL이 한국 특허청으로부터 ‘TCL QLED’ 상표등록을 마쳤다. 사진은 TCL이 판매중인 QLED TV 6시리즈의 제품(사진=TCL 홈페이지) © 뉴스1
중국의 TV 제조사인 TCL이 최근 한국에서 ‘TCL QLED’라는 상표권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TCL이 ‘TCL QLED TV’라는 상표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셈이다.

TCL은 지난 2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2위, 전세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은 3위 제조사다. 65인치 4K UHD 제품 기준으로 국내 업체들보다 최대 5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에서 판매 중인 TV에 ‘QLED’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허위광고’에 해당된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한 상황에서 세계 3위 기업인 TCL까지 한국에서 ‘QLED TV’를 판매할 채비를 마쳐 업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전날 TCL 본사가 출원한 ‘TCL QLED’ 상표권 출원에 대한 등록 공고를 냈다. 중국 기업 TCL이 한국에서 ‘TCL QLED’라는 상표를 법적인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특허청이 지난 26일 공개한 TCL의 ‘TCL QLED’ 상표등록 공고문(특허청 제공) © 뉴스1
특허청이 지난 26일 공개한 TCL의 ‘TCL QLED’ 상표등록 공고문(특허청 제공) © 뉴스1

현행법상 상표권 등록은 신청자가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을 내고 이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상표등록을 출원하더라도 심사 과정에서 특허청에 의해 거절될 경우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허청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8월 한국에 ‘TCL QLED’ 상표등록 출원을 했다. 이후 올초에 출원서의 일부 내용부실 등을 이유로 한차례 거절됐다가 재심의를 거쳐 지난 20일에 최종적으로 상표등록이 완료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흐름대로면 TCL이 조만간 국내에서 QLED TV를 공식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TCL TV는 이미 코스트코 등 일부 유통채널을 통해 간간히 한국에서 판매된 적은 있으나 본사 차원의 공식 판매는 아니고 ‘이벤트’ 성격으로 진행됐다.

더군다나 코스트코에서 판매될 당시 TCL은 QLED TV가 아닌 일반형 4K UHD TV를 판매했다. TCL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TV 제품군을 화면 크기나 기능에 따라 ‘프리미엄’과 ‘보급형’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이 중에서 ‘3·4·5·6시리즈’는 일반형 제품이고 ‘8시리즈’가 QLED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하지만 이번에 ‘TCL QLED’라는 상표등록을 마무리하면서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QLED TV를 문제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TCL이 QLED TV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7년 하반기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글로벌 TV 시장에서 QLED 진영에 뛰어든 기업이 바로 TCL인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19.9.17/뉴스1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19.9.17/뉴스1

그간 수많은 기업들이 한국 가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만 보더라도 애플을 제외하면 HTC, 화웨이, 샤오미, 소니 등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이 ‘쓴맛’을 봤다.

업계에선 세계 3위 TV 제조사인 TCL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향후 전개될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TCL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초저가 시장에서부터 인지도를 쌓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TCL은 지난 1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판매수량 기준 점유율 26.2%로 삼성전자(21.7%)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1분기만인 올 2분기엔 16.3%로 점유율이 하락한 2위에 그쳤지만 LG전자, 비지오, 소니 등 유명 업체들보다 앞선 것이다.

TCL이 국내에서 QLED TV를 본격 판매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QLED TV를 출시하며 입지를 쌓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QLED라는 동일한 제품명을 사용하는 업체가 생길 경우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QLED ‘생태계’ 자체를 확산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TCL이 세계 3위 TV 제조사라 하더라도 중국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QLED 브랜드 신뢰도 추락을 우려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TCL이 한국에서 QLED TV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경우, LG전자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19일 “삼성전자의 QLED TV는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불구하고 광고에서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표기해 소비자를 오인케 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TCL이 내놓은 QLED TV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트 색재현율을 높여주는 퀀텀닷 시트를 덧댄 LCD TV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LG전자의 주장대로면 TCL도 정확한 의미의 퀀텀닷 자발광 QLED(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 기술이 적용돼 있지 않아 공정위에 제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1~2위 기업인 삼성과 LG가 안마당에서 치고받는 사이 중국 TCL이 빈틈을 노려 진입할 채비를 마쳤다”면서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TV 시장에서 TCL도 북미와 유럽을 거점으로 삼은 뒤 삼성과 LG의 안방인 한국 시장 진출까지 본격화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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