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폭염에 서해안 수온 급상승…알래스카까지 위협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6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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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고래 등 해양동물 멸종 위기
미 해양대기청 "40년만에 최고" 발표

미국의 알래스카주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르는 서해안 일대의 해수온도가 올 여름 바다폭염으로 급상승해 연어, 고래, 바다사자가 서식하고 있는 이 곳 생태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 국립해양대기청( NOAA )이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현재 미국 서해안 일대에 광범위한 띠를 이루고 있는 이 뜨거운 해수는 5년전에 연어와 혹등고래 치어들이 해안으로 몰려들면서 어망에 얽혀 폐사하고 적조 등 해조류의 극성으로 게와 조개 잡이가 폐업했던 때와 비슷하다고 NOAA 소속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미 북서부 어류학 센터 소속의 크리스 하비 연구원도 “지난 번의 엄청난 피해를 생각하면, 이번 해수 상승도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해당 해역의 수온은 평균온도보다 이미 (화씨)5도를 넘어섰다. 지난 번 보다는 더 빨리 정상 수온으로 내려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NOAA 어업과는 말했다.

만약 고온상태가 길어지면 치누크 연어를 주식으로 하는 태평양 북서부의 멸종위기종 바다물범(orca)의 생존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어를 기본으로 하는 먹이 사슬 전체가 붕괴되면서 바다 새 등 연어의 치어를 먹으려는 동물들이 육지에 더 가까이 몰려들게 되어 연어는 더욱 개체 수가 감소하게 된다.

지난 해에도 폭염으로 치누크 연어 떼의 회귀가 대폭 줄어들어 연구진들이 “ 물방울 처럼 드문드문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태평양 북부의 해수온도에 대한 기록이 시작된 후 40년만의 폭염인 올해의 더위로 캘리포니아주 라호이아에 있는 NOAA 어업연구소에서는 위성 데이터를 통해서 태평양의 해양 폭염과 해수온도 상승을 관측하고 있다.

직접 원인으로는 하와이와 알래스카 사이에 저기압이 지속되면서 바람이 약해져 북태평양으로 진입하는 찬 바람과 저온 기류가 제대로 들어와 섞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NOAA연구소의 네에선 맨투아 연구원은 말했다.

하지만 저기압의 연장 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분명하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층 이동이 비정상적으로 혼란스러운 때문이거나, 해수 온도 상승을 부르는 인간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나쁜 행동 탓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지난 번 2014~2015년의 폭염과 해수온도 상승 당시에도 여러 종의 어류와 해양 동물이 수난을 당했다. 남부 캘리포니아 채널 군도에서는 어미 연어들이 먹이를 찾아 수온이 낮은 곳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수많은 치어들이 육지 부근으로 길을 잃고 몰려와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달 15일 배포된 스위스 베른 대학의 기후과학자 토마스 프롤리허 교수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16년 사이 해양의 폭염 발생은 거의 2배로 증가했다. 해양 폭염은 해조류 숲과 산호에 타격을 가하고 물고기 등 해양 생태계에 피해를 초래한다.

프롤리허 연구팀은 특정 지점의 바닷물 표면 온도가 그 지점의 측정 온도의 99%를 넘어서는 것을 해양 폭염으로 규정했다. 플로리허는 바닷물은 열을 흡수하는 것이나 배출하는 것 모두 대기보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한번 해양 폭염이 발생하면 최소 수일 간 길면 수주 간 지속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해양연구소의 마이클 버로스는 “박쥐가오리나 바닷가재와 같이 바다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움직일 수 있는 동물들은 서식지를 이동할 수 있겠지만 산호나 해조류처럼 이동이 불가능한 해양생물의 경우 더욱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6년과 2017년 호주 동부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해수 온도 상승으로 절반 가량의 산호들이 폐사했으며 산호에 의존하는 다른 해양생물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퀸즐랜드 대학의 해양생태학자 오베 회흐-굴드버그는 모든 바다 물고기의 4분의 1 가량은 산호 주변에 살고 있을 만큼 해양 생물종 다양성은 바다 밑바닥의 상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미 워싱턴주)=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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