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지방선거 극우 돌풍… 힘빠진 중도 집권聯政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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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 작센-브란덴부르크서 2위… 기민-사민당 지지율 큰폭 하락

옛 동독 지역인 독일 작센주 및 브란덴부르크주에서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표율 2위를 차지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날 선거 결과 작센주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민당)이 32.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AfD는 27.5%로 기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기민당은 작센주 의회 내 제1당의 위치를 유지했지만 2014년 지방선거에 비해 지지율이 7.3%포인트 떨어졌다. AfD 지지율은 5년 전보다 17.8%포인트 올랐다. 좌파당과 녹색당의 득표율은 각각 10.4%, 8.6%에 그쳤다.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기민당과 함께 연방정부 대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이 26.2%의 득표율을 기록해 제1당을 유지했다. 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이 지역에서 1990년 통일 이후 1당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사민당도 지난 선거보다 5.7%포인트 떨어진 반면 AfD(23.5%)는 이전보다 11.3%포인트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당초 AfD는 이들 지역에서 제1당이 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2위에 머물며 ‘작은 돌풍’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득표율 저하로 독일 연립여당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로 독일 정치권 내 혼란이 커지고 극우세력이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독일 연립여당은 보수성향 기민당과 기독사회당(기사당) 연합에 중도좌파 사민당이 합류한 형태다. 2005년 11월부터 장기 집권 중인 메르켈 총리는 난민 포용, 징병제 및 원전 폐지, 최저임금 도입 등 주요 정책에서 사민당의 좌파 정책을 적극 수용해왔다. 그러나 2015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독일에 11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유입되고 최근 자동차 등 핵심 산업 둔화,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등이 겹쳐 경제가 예전만 못하자 보수층 지지자들이 AfD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2021년 9월 은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기민·기사당 연합의 우경화 속도가 빨라지면 사민당은 연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기 총선이 열리면 기민·기사당 연합이 AfD와 손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afd#독일#극우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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