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이란에 미사일 공격 명령 내렸다 돌연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1일 16시 33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란의 미국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막판 취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행정부 내 강온파의 대립, 야당 민주당의 반발 등을 의식한 철회로 보이나 취소 이유, 향후 공격 재개 여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이란은 이날 오전 4시(미 동부시간 19일 오후 7시)쯤 자국 영공에 들어온 미 드론을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격추 직후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전부터 참모, 국무·국방부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최근 사의를 밝힌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새 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된 마크 에스퍼 육군장관 등이 참석했다. 오후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까지 초당적으로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거듭된 회의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7시쯤 공격 명령을 승인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 시점은 21일 새벽으로 정하고 이란 군 레이더와 미사일 포대 등을 제한적으로 타격하는 것이 목표였다. 폭격기와 전함 등이 미사일 발사 준비도 마쳤으나 갑자기 취소 명령이 떨어졌고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다.

NYT는 군사 대응을 둘러싸고 참모 간 격론이 오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해스펠 국장 등 ‘매파’들은 찬성했지만 국방부 관료들은 중동 내 미군이 위험하다며 반대했다. 하원 다수당인 야당 민주당 반발도 만만치 않다. 슈머 원내대표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이번 공격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으며, 군사 행동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에게 주지시켰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13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海)에서 벌어진 유조선 2척 피격 이후 내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피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고 이란은 부인했다. 또 이란은 “미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국제 공역에서 피격됐다”고 맞선다.

이날 미 연방항공청(FAA)은 민간항공사에 이란 영공의 비행 금지 긴급명령을 내렸다. 유가 상승세도 뚜렷하다. 이날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4% 급등했다. CNBC는 국지전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중대 분쟁이 발생하면 1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