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병합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외무부와 국외 거주자 등이 프리드먼 대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알자지라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프리드먼 대사의 발언은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그의 발언은 점령과 팽창주의적 식민지 정책에 완전히 치우친 미국 행정부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합병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프리드먼 대사의 주장을 정당화할 근거는 무엇이냐”며 “국제법은 점령세력이 점령지역을 강제로 병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 겸 팔레스타인 협상 대표인 사입 우라이까트는 전날 프리드먼 대사의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미국이 이스라엘의 식민정책에 공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PLO 집행위원 중 한명인 하난 아쉬라위는 9일 알자지라에 “미국이 (이스라엘의) 토지 절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유대계 미국인인 프리드먼 대사는 지난 8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특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서안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유지할 권리(the right to retain)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서안을 합병하겠다고 선언한지 두 달 만에 나온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3일 앞둔 지난 4월6일 서안에 건설한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서안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 당시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 영토로 계획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 승리한 후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서안에 정착촌을 짓기 시작해 현재 40만명 가량을 이주시켰다. 정착촌 면적은 서안 전체 면적의 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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