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전 7000원 주고 산 英 체스 말이 15억원짜리 중세 진품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4일 15시 47분


코멘트

에든버러의 한 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가 소더비에 감정받아
12~13세기 노르웨이에서 제작된 '루이스 체스맨' 세트의 일부

55년동안 집안 서랍 안에 있던 체스 말이 12~13세기 노르웨이에서 제작된 역사적인 진품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약 200년 전에 사라졌던 일명 ‘루이스 체스맨’ 세트 중 하나가 최근 영국 에든버러의 한 가정에서 발견됐다.

이 체스 말은 1964년 예술품 거래상이었던 남성이 당시 돈으로 5파운드(약7489원)를 주고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손들은 집안 서랍에 있던 체스 말을 감정받기 위해 소더비 경매로 가져갔다가, 체스 말의 가치가 100만파운드(약 15억원)를 받을 수있을 정도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 체스 말이 1831년 루이스 섬 위그만의 조그만 석실 안에서 발견된 일명 ‘루이스 체스맨’ 세트 중의 한 개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1831년 발견된 말은 총 98개 중 93개였다. 이중 82개는 대영박물관, 11개는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나머지 5개의 행방은 188년동안 묘연했었는데, 그 중 한개가 이번에 발견된 것이다. 5개는 기사 1개, 호위자 4개인데 이번에 발견된게 바로 호위자이다. 투구를 쓰고 방패와 칼을 손에 든 모습이다. 체스 말의 크기는 키가 8.8cm이며, 바다코끼리의 이빨로 만들어져 있다.

체스맨 세트는 1150~1200년 쯤 노르웨이 트론헤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트론헤임은 바다코끼리 포획 및 거래, 그리고 어금니 공예의 중심지였다. 1831년 체스맨 세트가 발견됐던 루이스 섬은 지금은 스코틀랜드 북서쪽 끝에 있는 섬이지만, 12~13세기에는 노르웨이 왕국의 일부였던 곳이다.

발견지의 이름을 따 ‘루이스 체스맨’으로 불리는 이 세트는 유럽 문명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유럽 본토와 영국 및 아일랜드 간의 교류를 잘 나타내는 문화재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체스 말 소유주 가족은 성명을 통해 “나의 할아버지는 1964년 에든버러의 한 미술품 거래상으로부터 체스 말을 구매했다. 그리고 구매 목록에 잘 기록해두셨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나의 어머니가 체스 말을 물려 받았다. 어머니는 복잡하면서도 기묘한 모습을 좋아하셨다. 특별한 작품이고, 어떤 마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믿으셨다”고 밝혔다.

또 “오랜 세월동안 체스 맨은 작은 백에 넣어져 조심스럽게 싸인채 서랍 속에 보관돼왔다. 어머니는 때때로 그것을 꺼내 보곤 했다”고 설명했다.

소더비의 전문가 알렉산더 케이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체스 말을 처음 봤을때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이번에 발견된 체스 말은 4일 에든버러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이후에는 7월 2일 경매 전까지 런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