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軍 정치적 중립’ 강조한 美국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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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日요코스카기지 방문때 일부 참모, 매케인함 이동 지시
섀너핸 “지시 사실이지만 이행 안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해 8월 타계한 ‘보수 거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구축함 ‘존 매케인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군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뜻을 백악관에 전했다고 AP통신 등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08년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극도로 비판해 왔다.

사안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말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있을 때 일부 백악관 참모들이 국방부에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매케인함을 대통령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政敵) 매케인의 이름을 딴 전함을 보면 기분이 언짢아질 것을 우려한 지시였다고 미 언론들은 덧붙였다.

이에 섀너핸 대행은 지난달 31일 “군을 정치화할 여지는 없다”며 백악관에 군의 중립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방부에 경위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점검도 지시했다.

섀너핸 대행은 2일 “백악관 참모들이 일본에 주둔한 미 해군 7함대에 매케인함을 옮기도록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이 일로 처벌받는 국방부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으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을 두고 ‘치졸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며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매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누군가가 지시한 것 아니겠느냐. 선의에서 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참모들을 두둔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존 매케인함#트럼프#미군 정치적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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