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안 좋다”…베이징판 DDP 비난한 미디어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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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2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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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 하디드 作 왕징소호 건물주 승소

베이징 왕징 소호 건물 © 뉴스1
베이징 왕징 소호 건물 © 뉴스1
중국 수도 베이징 북동부 한인촌이 들어서 있는 왕징 구역. 이 곳에 가면 동양 산수화속 산봉우리 3개가 중첩된 모양을 딴 독특한 건축물이 시선을 붙잡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비롯해 창의적 작품들을 세계 곳곳에 남긴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왕징 소호(SOHO) 건물이다. 2015년 문을 연 이래 내로라하는 외국계 업체와 중국 기업들이 입주하며 베이징의 랜드마크로 단박에 떠오른 곳이다.

지난해 11월 한 1인 미디어에 이 건물의 풍수지리를 분석한 글이 올라오며 소문은 시작됐다. 글은 “왕징 소호 자리가 풍수상 살기가 가득한 최악의 장소”라는 내용이었다. 글은 건물을 감싸고 도는 도로의 모양이 살기를 띠는 등 풍수적으로 기피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몇 입주 기업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기업들이 망해 나간다며 당장이라도 건물에서 빠져 나가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 건물에 입주해 있던 판다TV, 자전거 공유업체 블루고고 등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파산하며 소문은 더욱 그럴 듯하게 퍼져 나갔다. 나쁜 풍수를 지적하는 글들도 뒤따랐다.

마치 사실인냥 퍼지는 소문에 결국 건물주가 나섰다. 중국 손꼽히는 부동산재벌인 ‘소호 차이나’는 첫 소문의 진원지인 1인 미디어 ‘선군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베이징 차오양 법원은 지난 10일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악의적 모함’과 ‘모욕적 언어’로 사업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선군쥐가 소호차이나에 사과와 함께 20만위안(약 3400만원)을 물어내라고 판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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