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기억하고 사죄” 獨기업들 기부 릴레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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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유대인 추모 이스라엘 박물관에 다임러 등 5개 기업 63억원 지원
지난달엔 라이만家 “자선단체 기부”

독일 기업들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이스라엘 국립박물관에 거액을 기부한다. 후손들에게 어두운 과거인 유대인 학살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알리기 위해서다.

2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다임러, 폭스바겐, 독일 국영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 도이체방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5개 기업이 예루살렘 야드바솀박물관에 신규 센터 건축비로 500만 유로(약 63억8000만 원)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다임러 등 독일 기업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 세대는 특정 집단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할 수 있는 고통에 대해 반드시 배워야 한다”며 “(기부는) 인종주의와 반(反)유대주의에 저항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953년 설립된 야드바솀박물관은 홀로코스트 희생자 명단과 유품 등을 수집해 전시하는 기념관이다. 홀로코스트 관련 서류 2억1000만점과 사진 50만 장, 생존자 13만1000명의 증언, 유품 3만2400점, 예술작품 1만1500점 등을 관리한다. 연간 방문객도 100만 명에 이른다. 최근 희생자 관련 물품 기부가 늘면서 전시품 보관, 복원, 연구 등을 위한 추가 공간이 필요해졌다. 야드바솀박물관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5880m² 규모의 ‘쇼아(히브리어로 홀로코스트) 헤리티지 컬렉션 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협력 등 범죄 행위를 인정하고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는 사례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독일 최대 부호 가문 중 하나인 라이만 가문은 나치에 협력했다고 인정하며 1000만 유로(약 128억 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사 반성 및 피해 보상을 위한 독일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본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일본은 국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정부 결정만으로 자위대 요원을 해외에 보내기로 결정하는 등 이른바 ‘보통국가’를 향한 발걸음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군 감시단(MFO)에 자위대원 2명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도쿄신문이 3일 보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이스라엘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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