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부터 날아온 美 해병대 전력…지난달 이례적 전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22시 36분


코멘트
MV-22 오스프리 수송기. 사진공동취재단/동아일보 DB
MV-22 오스프리 수송기. 사진공동취재단/동아일보 DB
한반도 유사시 미 해병대 병력을 한반도에 투입하는데 쓰이는 MV-22 오스프리 수송기 등 미 해병대 항공기가 지난달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돼 연합훈련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루이 크라파로타 미 태평양해병부대(MFP) 사령관(중장)이 2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릴 예정인 해병대 창설 70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진행할 발표에 앞서 1일 공개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한미 해병대 역할 및 협력증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크라파로트 사령관은 발표문에서 “지난달 MV-22 4대, CH-53(대형 수송헬기) 등 항공기 14대를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했다”며 “한국 해병대 및 특수작전 부대들과 함께 훈련할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군과의 훈련을 통해 미 해병대의 전투준비 태세는 향상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해병대는 MV-22 4대와 CH-53 4대를 포함해 AH-1Z 공격헬기 4대, UH-1Y 정찰·기동헬기 2대 등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력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하와이에서부터 전개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은 오키나와 주일미군기지에서 한반도로 전개돼왔다. 미 해병대는 단순히 항공 전력을 전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중 실시되는 한미 해병대 대대급 연합훈련인 KMEP과 한국군 특수부대와의 특수전 훈련에 참여하는 등 연합훈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전개된 항공기 중엔 미 해병대나 특수부대를 실제 북한에 침투시킬 때 쓰이는 특수전용 전력은 없었다. 때문에 군 관계자들은 “정례적인 전력 전개 훈련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하와이에서 미 해병대 전력이 전개되고, 이런 사실을 미 해병대 장성이 직접 공개한 건 대북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미군이 북한의 태도 변화와 도발에 대비해 연합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한반도 유사시 언제든 미 해병대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