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살바토르 문디’ 행방 묘연…‘짝퉁’ 논란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19시 51분


코멘트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 ‘살바토르 문디(구세주)’의 행방이 묘연하다. 르네상스 시대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그림이 경매 이후 대중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박물관 ‘루브르 아부다비’는 지난해 9월 18일 이 그림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시를 2주 정도 앞둔 3일 돌연 전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박물관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림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때부터다.

‘살바토르 문디’는 2017년 11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익명의 입찰자에게 4억5030만 달러(약 5133억4200만 원)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기존 최고가 거래 작품은 피카소 작 ‘알제의 연인들’로 2015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40만 달러(약 2045억 원)에 거래됐다.

외신에 따르면 그림의 구매자는 압둘라 무함마드 사우디 왕자였다. 대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대리인으로 그림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왕가의 사치스러운 소비가 주목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세웠다는 것이다. 그는 경매 몇 달 뒤인 2018년 4월 사우디의 초대 문화부 장관에 올랐다.

경매 한 달 뒤 UAE 문화관광부는 ‘살바토르 문디’를 루브르 아부다비에서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전시를 취소한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그림을 획득한 과정 역시 베일에 싸여있다. 루브르 아부다비 관계자는 “(다빈치의) 그림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박물관에 ‘루브르’ 이름을 허가해 준 파리 루브르 역시 그림의 행방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가 취소되고 그림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짝퉁’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림이 가짜인 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경매가 이뤄질 때에도 그림의 표현 기법 때문에 이 그림이 다빈치 작품이 아니라 모방 작품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