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견제 반경 넓히는 美… “SNS업체 인수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 최대 동성애자 앱 ‘그라인더’… 中모바일게임사 쿤룬에 매각 명령
개인정보 이용 안보 위협 우려… 美, 1월 對中무역적자 14.3% 줄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의 미 소셜미디어 회사 인수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27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동성애자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Grindr)’에 불똥이 튀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인 베이징쿤룬테크(쿤룬)에 그라인더의 매각을 명령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전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CFIUS는 쿤룬이 그라인더 앱 사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고 중국 정부는 이 정보를 스파이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앞서 취재원 2명을 인용해 “CFIUS가 쿤룬에 그라인더 소유가 국가안보의 위협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쿤룬은 지난해 8월 그라인더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다가 미 정부의 통보를 받고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쿤룬이 2016년 9300만 달러(약 1057억 원)에 인수한 그라인더는 이용자들이 사진, 동영상을 보낼 수 있는 메시징 기능이 있다. 위치 정보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상태 등 민감한 개인정보도 수집한다. WSJ는 “방위산업체나 통신회사에서 일하는 사람 등을 포함해 미국 관리와 기밀 취급 권한이 있는 사람들을 목표로 이 데이터가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미 인사관리처에 대한 2015년 사이버 해킹 사건 이후 미국이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악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자본에 대한 견제가 국가안보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소셜미디어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FIUS는 지난해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회사인 알리바바가 미국 최대 송금업체 머니그램(MoneyGram)을 12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약도 국방 관련 인력의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막았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가 511억 달러로 전달보다 88억 달러(14.6%)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은 19억 달러 증가한 반면 수입이 68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산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1월 대중 무역적자도 전달보다 14.3% 줄어든 332억 달러로 집계됐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sns#동성애자#모바일게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