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대, 이번엔 ‘기부금’ 입시비리…인당 최고 3억원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5일 10시 44분


합격 발표도 전에 기부금 지급 의혹

여성 수험생과 재수생 등을 입학시험에서 차별해 논란을 빚은 일본 최고 명문 의과대학 중 하나인 도쿄의과대학(東京?科大學)이 이번에는 기부금 입시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5일 NHK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도쿄의대 입시비리에 대해 조사해온 제3자위원회(외부인사로 구성된 감사 위원회)는 전날 하야시 유키코(林由起子·77) 전 이사장이 작성한 메모 형태의 문서를 조사한 결과 기부금 관련 의혹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 문서에는 수험생 11명의 이름과 기부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5명이 학교 측에 낸 기부금은 메모에 적힌 액수와 동일했으며 나머지 5명도 비슷한 금액을 기부했다. 문서에 기록된 액수는 인당 300만~3000만엔(약 3000만~3억원)으로, 총 1억 4100만엔(약 14억 2000만원)에 달했다.

11명은 전원 도쿄의대에 합격했는데, 이 가운데 7명은 입학시험 점수조작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또 2명은 입학시험 합격 발표도 전에 학교 측과 기부금에 대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강하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대학 입학시험의 합격 발표 전에 수험생 측에 기부금 모집을 하거나 기부금을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도쿄의대도 전날 오후 이 같은 위원회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하야시 전 이사장이 수험생 측과 “합격 발표 전에 기부금을 주고받은 혐의가 강하다”라고 인정했다. 또 “위원회로부터 지적된 사항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라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앞서 도쿄대학은 지난해 가을 여성 수험생과 재수생의 점수를 감점하는 등 부정입시를 실시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후 도쿄의대를 비롯해 일본 전국 81개 의과대학 중 10개교가 입시에서 여학생과 재수생 등을 차별하는 입시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태는 확산했다.

이들 10개교는 입시 모집요강에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여학생 및 재수생 이상의 다수생(多修生)에게 불리한 합격판정기준을 마련하거나, 해당대학 졸업생 자녀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

10개교의 이같은 입시 비리로 인해 최소 300명 이상의 수험생이 부정하게 불합격처리 된 것으로 드러났고, 이후 도쿄대학 등은 피해 응시생을 추가 합격시키기로 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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