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 원인에 北美 상반된 주장…진실은?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일 18시 34분


北 “北, 부분 제재 해제 요구” vs. 美 “전면 제재 해제 요구”

북한과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무산 원인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내놔 진실게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결렬 직후인 오후 2시15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적으로 북한은 제재를 전체적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많은 부분의 비핵화 의지는 있었지만 미국이 완전히 제재를 완화할 만한 준비는 안 돼 있었다”며 “그래서 그 특정 쟁점에 대해 우리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시간 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대해 ‘현실적인’ 요구를 했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리 외무상은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가 아니라 부분적인 해제”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리 외무상에 따르면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유엔의 제재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제재 5건 중 민수경제와 관련이 있는 것을 우선 해제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상반된 내용의 기자회견은 미국과 북한이 회담 합의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

북한과 미국 양국은 비핵화에 대한 입장도 온도차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핵을 일부 보유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물러서기로 결정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리 외무상은 부분적 대북 해제에 상응조치로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미국 전문가의 입회하에 영변 핵시설과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핵물질을 전면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장거리 로케트 시험 발사와 핵실험의 영구적 중지를 문서화하겠다고 제안했다”며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은 제안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은 이번 회담 결렬에 대해 서로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을 여전히 좋은 친구라고 추겨세웠다. 리 외무상은 기자회견 후 질문을 따로 받지 않아 미국에 대한 비난 발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후에도 활짝 웃으면서 악수하며 헤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빨리 열렸으면 좋겠지만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앞으로도 앞으로 미국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이날 미국에 제안했던 북한의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며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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