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트럼프, 대선당시 출신학교에 성적 공개 못하게 협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8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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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에 "재 뿌리는" 코언 증언
"고교와 대학에 소송 위협"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7일(현지시간) 역사적인 하노이 회담을 진행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시점에, 그의 전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미 하원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방과 갖가지 폭로 증언을 계속했다.

AP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이 날 증언에서 트럼프와 전에 나눴던 대화 내용을 조목 조목 공개하면서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협잡꾼 거짓말장이”라고 매도했다. 이어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자신의 출신 고교와 대학에 성적을 공개하지 말도록 협박을 가했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코언은 트럼프가 개인 변호사인 자신을 시켜서 그가 다녔던 고등학교와 칼리지들에게 자기 점수와 표준화된 SAT시험성적 등을 공개하지 말라며, 그러지 않으면 모든 소송을 다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증언했다.

코언은 이날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서 선서 후 행한 증언을 통해, 트럼프를 위해서 해야했던 모든 행동과 작전의 긴 목록을 자세히 폭로하면서 이 같은 사실도 털어놓았다. 코언과 트럼프는 지난 해 코언이 트럼프의 연방선거자금법 위반 사항을 공개하면서 서로 결별했다.

“내가 그를 협잡꾼이라고 말하는 것은, 평소에 자기가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 큰소리치면서도 나같은 개인변호사에게 자기 출신고교와 대학, 대학 이사회를 협박해서 성적표나 입학시험(SAT) 점수를 누설하면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코언은 말했다.

그는 증언을 뒷받침하는 증거물로 2015년 5월 자기가 뉴욕의 사립대 포드햄대학교의 총장에게 직접 써보낸 편지를 제출했다. 이 대학은 1960년대 트럼프가 2년동안 수강한 뉴욕의 대학으로 나중에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전학했다.

이 편지는 언론이 트럼프의 성적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무팀이 그 동안 거부해온 사실을 밝히고, 트럼프의 학창시절 성적은 연방법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에 혹시 학교당국이 공개할 경우에는 “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의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코언은 특히 트럼프의 사생활 의 비밀을 침해할 경우의 보복을 강조하면서 “민형사상의 소송과 손해배상청구, 벌금과 과징금 부과는 물론 정부지원금이나 다른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도 없게 될것이다. 그런 범죄는 결국 감옥의 실형으로 연결될 것이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포드햄 대학의 대변인도 코언의 말을 시인했다. 트럼프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선거팀의 누군가가 대학교에 전화를 해서 트럼프의 성적을 절대 공개하지 말것을 약속해 달라고 했으며, 학교 당국은 트럼프 본인 외에는 누구에게도 성적을 알리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포드햄 대학측은 이후 트럼프의 변호사로부터 이를 확인하는 편지를 받았고, 그 내용은 약속을 어길 때에는 대학교를 상대로 소송등 보복을 취할 것을 상기하라고 되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다닌 뉴욕의 한 고교 기숙학교는 교장의 비서를 통해 트럼프의 법무팀과 공식 소통한 기록이 없다고 답변했다.

코언은 증언하면서 “트럼프가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기 성적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던 것은 내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아이러니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AP와의 인터뷰에서도 “어떻게 나쁜 학생이 컬럼비아 대학에도 가고 나중에 하버드에도 갈 수 있을까? 나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조사도 하겠다. 그에게 학교 성적을 공개하게 하라”고 말한 적 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정부 교육부에서 지원금을 받는 학교들은 교육과 관련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가족교육권리 및 사생활보호법을 어기면 모든 연방지원금이 끊어진다.

【서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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