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의 타락이 중국의 타락 야기” 中 교육계 유력인사 주장 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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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들 식사 장면 구역질” 욕설도
“여성의 가치 이해 못해” 비난 쇄도
“베이징대 입학자 중 정신에 문제 있는 사람 많다” 주장도

사진 출처 웨이보
사진 출처 웨이보
“현재 중국은 여성의 타락이 국가의 타락을 야기했다.”

19일 웨이보(중국 트위터 격)에 오른 동영상에 따르면 18일 한 강연에서 중국 교육계 유력 인사인 위민훙(兪敏洪) 신둥팡(新東方)그룹 대표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렇게 말하자 일순간 강연장이 어색한 분위기로 조용해졌다. 위민훙은 베이징(北京)대 출신으로 신둥팡그룹을 창업해 중국 최대의 교육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웨이보에 팔로워가 1500만 명에 이르는 저명인사다.

그는 문제의 발언을 하기 전 “중국의 모든 여성이 남자를 고를 때 모두 남자가 반드시 당시(唐詩) 송시(宋詩)를 외울 것을 요구하면 중국 모든 남성이 당시 송시를 유창하게 외울 것”이라며 “모든 여성이 중국 남자는 그저 돈을 벌어야 하고 양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모든 중국 남자들은 모두 돈만 잘 버는 양심 없는 사람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게 바로 현재 중국 여성들이 남자를 고르는 기준이다. 그래서 한 국가가 실제로 좋은지 나쁜지는 늘 여성과 관련시켜 말해야 한다”며 중국의 타락 원인이 중국 여성의 타락에 있다는 논리로 연결시켰다.

이 내용이 중국 내에 알려지자 중국 여배우 장위치(張雨綺)는 웨이보에 “베이징대의 교육과 신동방그룹의 성공 모두 (위민훙이) 여성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됐다. 무엇이 평등한 남녀관계인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됐다. 심지어 무엇이 평등인지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전국여성연맹여성연구소 장시우화(姜秀花) 부소장은 위민훙이 3가지 죄를 지었다며 “중국의 국가 이미지, 전체 여성, 남녀 평등의식이 있는 수많은 남성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남성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 성공하는 것 모두 배금(拜金)녀의 요구에 맞추기 위한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위민훙은 웨이보에 “표현을 잘하지 못해 오해를 일으켰다”며 사과했다. 그는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여성의 수준이 국가의 수준을 대표하고 남성 역시 여성의 가치관에 의해 인도된다는 것이었다. 여성이 강하면 남성이 강하고 국가가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민훙이 이 강연에서 한 또 다른 발언의 동영상이 19일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동영상에 따르면 위민훙은 ‘한 무리의 중년 여성들’이 식사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제기랄, 배고픈 늑대처럼 각종 공짜 음식을 앞다퉈 먹어. 제기랄, 구역질이 나. 손으로 동시에 (음식을) 잡아 입에 처넣어. 외국인이 바로 맞은편에 있는데 필사적으로 가방에 (음식을) 넣어. 음식을 얻기 위해 머리카락을 뜯어. 제기랄” 등 욕설을 반복했다. 그러고 나서는 “이게 바로 (앞서) 내가 말한 것처럼 중국 여성들이 중국을 철저하게 망가뜨린 것”이라며 중국 여성들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다.

웨이보에 올라온 또 다른 영상에 따르면 위민훙은 이 강연에서 중국의 교육과정이 아직 좋지 않은 이유로 개혁개방이 40년밖에 안 돼 개방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든 뒤 또 다른 원인으로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이 모두 최종적으로는 점수로 베이징대 칭화(淸華)대에 들어갈 수 있는지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징대 칭화대 학생들이 정신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심사 범위에 있지 않다”며 “그래서 베이징대 들어간 사람들 중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명문대학에 들어간 학생일수록 정신적 문제가 더 많다. 그래서 나는 아들은 반드시 보통 대학에 보내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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