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편든 러 외교 “제재 풀어야 북핵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北-美 6·12회담 본궤도]9년만에 방북해 공조 강화 논의
김정은과 만나 러시아 방문 요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귀빈 접견소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만났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대화 과정에서 70주년을 맞은 러-북 우호 관계의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한반도에 관한 모든 문제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한 공조 강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외교장관을 맡고 있는 라브로프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9년 만이다. 6자회담 참가국이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소외돼 있던 러시아가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과 면담에 앞서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 승리에 대한 김 위원장의 우호적 발언을 높이 평가하고 따뜻한 인사를 전하며 한반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규모 사업들의 성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시아 전 지역에서 평화, 안정, 번영의 기운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김 위원장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러시아는 다방면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 중에 러시아의 참여가 필요한 철도 프로젝트가 들어있음을 상기시킨 발언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을 예방하기에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한반도 핵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한 번에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몇 단계를 거치면서 단계마다 상응하는 조치(보상)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북-미 간 대화에 개입할 권리는 없지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3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8, 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인 7일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돼 있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북한#러시아#외교#제재#북핵 해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