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문건… 아베 ‘스캔들 수렁’서 허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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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과 신설은 총리의 안건”…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에 특혜
모리토모 학원-자위대 문서 이어 위증 논란까지 불거져 사면초가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위증 논란으로 확산되며 새 국면을 맞았다. 이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그의 40년 지기가 이사장인 학교법인에 ‘52년 만의 수의학과 신설’이라는 특혜를 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의해 10일 공개된 에히메(愛媛)현 문서에는 2015년 4월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당시 총리비서관이 현 관계자를 만나 “이 안건은 총리 안건으로 돼 있다. 최근 아베 총리가 학원 이사장과 회식할 때 (동석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이 가케학원 관련 얘기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아베 총리가 2015년 4월 이전에 수의학과 신설이 추진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지난해 7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해당 지역이 국가전략특구로 공식 결정된 2017년 1월 20일에야 가케학원의 신청을 알았다”고 밝혔고 이후에도 여러 번 같은 설명을 되풀이했다.

문서 내용이 정확하다면 아베 총리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는 문서 내용이 보도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이 나에게) 구두로 보고하기 위해 만든 메모”라며 문서의 존재를 인정했다. 또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까지 말했다.

아베 총리는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가케학원 이사장, 시모무라 당시 문부상과 셋이서 식사를 한 일이 없다”며 “나한테 (가케학원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람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다만 “에히메현의 문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야나세 전 비서관도 “기억하는 한 에히메현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내에서 신속하게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재무성의 문서 조작이 드러난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 국회에 ‘없다’고 했던 문서가 매일같이 나오는 자위대 문서 은폐 사건에 이어 가케학원 스캔들까지 재점화되면서 아베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스캔들#문건#위증#가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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