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해협에 항공모함 전격 투입…대만 둘러싼 美中 신냉전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1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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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만여행법 통과에 이어 국무부 차관보의 대만 방문 강행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 깨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 항공모함 대만해협 진입 위협
미-중, 무역에 이어 양안 문제에서도 갈등 고조, ‘신냉전 시대 가속화하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대만여행법 통과에 대해 “징벌할 것”이라고 경고한 20일 대만여행법에 따라 미국 고위 관료가 대만을 방문했고, 다음날인 21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만났다. 중국 해군은 이를 겨냥해 20일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전격 투입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 갈등이 심상치 않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주재 미국 외교공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20~22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국과 대만 관료 간 상호 방문을 촉진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뒤 4일 만에 미국 고위 관료가 전격 대만을 찾은 것이다. 홍콩계인 웡 부차관보는 21일 차이 총통과 만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논의했다. 이날 저녁에는 타이베이의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만찬에 참석해 연설했다. 차이 총통도 같은 장소에서 연설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뒤 대만과 단교했다. 이후 대만과 정부 간 교류를 피해 왔으나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기존 정책을 완전히 전환한 것이다.

대만여행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해온 중국은 20일 시 주석이 직접 미국을 겨냥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폐막식에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강조한 뒤 “국가 주권을 보호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화민족 아들딸들의 공통된 바람이자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분열과 행동과 술책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인민의 규탄과 역사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든 국가 분열 행위를 물리칠 것이다. 우리 위대한 조국 중국에서 한 치 영토도 분리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은 유일한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전단을 대만해협에 진입시켜 미국과 대만을 겨냥한 무력 사위를 벌였다.

옌더파(嚴德發) 대만 국방부장은 이날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랴오닝함 전단의 모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랴오닝함은 대만 독립 등 이슈가 불거질 때 대만해협에 투입돼 중국이 언제든 대만을 공격할 수 있음을 과시해왔다.

리커신(李克新) 주미 중국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12월 8일 강연에서 “(미국이 자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수 있다는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해) 미국 군함이 대만 항구에 정박하는 날이 우리 군이 대만을 무력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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