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유럽 금융허브 쟁탈전서 ‘1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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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브렉시트이후 脫런던… 8개 도시, 유럽은행감독청 유치전
파리, 더블린과 동점… 행운의 추첨승
의약품청은 암스테르담行 결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이 갖고 있던 유럽 금융 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여러 나라의 각축전에서 프랑스가 한발 앞서 나갔다.

EU 28개국은 20일 브뤼셀에서 영국에 있는 EU 산하 기구 유럽은행감독청(EBA)의 프랑스 파리 이전을 결정했다. 직원이 100명 정도인 EBA는 규모는 작지만 유럽 은행에 대한 각종 규제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라 관심이 컸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등 8개국이 EBA 유치전에 참여했다. 파리, 아일랜드 더블린, 프랑크푸르트가 1차 투표를 통과한 뒤 결선에서 파리와 더블린이 13 대 13 동수를 이뤘다. 추첨에서 유치 행운이 파리로 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행복하고 자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 900명으로 유럽 최대 규모 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의 이전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결정됐다. 28개 회원국 중 16개국이 유치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라운드에서 암스테르담과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 덴마크 코펜하겐이 살아남았고, 밀라노와 암스테르담이 맞붙은 결선 투표에서 두 도시 역시 13표로 동수가 나와 추첨을 통해 암스테르담으로 결정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기구를 유치하려는 회원국 간의 로비가 치열했다”며 “유치전에 뛰어든 국가들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국가엔 군사적 지원을, 지중해 국가에는 난민을 막기 위한 경찰을 파견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암스테르담은 EMA를 유치할 경우 호텔방 4만 개와 공항 근처의 최신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EU 기구 유치가 서유럽으로만 쏠리는 데 대한 다른 지역 회원국들의 불만도 나왔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는 지역 균형 차원에서 EMA 유치의 1순위로 꼽혔으나 정작 투표에선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사무실을 브라티슬라바로 이전할 경우 EMA 직원 70%가 그만두겠다는 내부 조사가 결정적이었다. 슬로바키아는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2, 3차 투표에 기권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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