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방일 트럼프에 ‘대북 선택지’ 발언 지지 표명 예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15시 57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기간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방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29일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 가능성을 포함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직접 언급할 계획이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회담뿐 아니라 회담 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선택지 발언을 높이 평가한다는 발언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직접 지지 발언을 해 신뢰관계를 강화하고 굳건한 미일 동맹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 측은 양국 정상이 대북 제재 이행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미국이 일본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재확인하는 등 확대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회담 내용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맞이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두 정상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 아라벨라가 좋아하는 개그맨 겸 DJ 피코 다로를 만나는 시간도 예정돼 있다. 피코 다로는 지난해 펜 파인애플 애플 펜(PPAP) 동영상이 히트하면서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방일 때 연간 700억 달러(약 78조8000억 원)에 이르는 대일 무역적자의 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대응 방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수행하는 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 정부가 일본에 자동차 비관세 장벽, 미국산 냉동 쇠고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의약품 가격제도 등의 재검토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위한 환경 마련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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