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법원, 대선 결과 무효 판결…“60일 이내 재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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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법원이 지난달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다.

케냐 대법원은 1일 라일라 오딩가 후보와 야권엽합 인 국민슈퍼동맹(NASA)이 제기한 대선 결과 불복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케냐 대법관 6명 가운데 4명이 오딩가 후보가 제기한 청원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마라가 대법원장은 “이번 대선이 헌법에 따라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표된 결과를 무효화 한다”며 60일 이내에 새로 선거를 치를 것을 요구했다.

앞서 오딩가 후보는 케냐 독립선거관리위원회(IEBC)의 컴퓨터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제임스 오렝고 NASA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최종 변론에서 “우리 측이 제출한 증거자료를 보면 변칙적인 무제투성이”라며 “투표소 관리자의 서명이 없거나 적법한 날인이 없는 집계표 등 유효 투표수의 3분의 1 가량인 최대 500만 표가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선관위가 발표한 오딩가 후보와 케냐타 대통령의 득표 차는 약 140만 표였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케냐는 대선 결과를 무효화한 최초의 아프리카 국가가 됐다. 오딩가 후보는 “케냐 국민과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있어서 매우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현재 선관위를 신뢰하고 있지 않다. 케냐 국민들에게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를 선관위 관계자를 모두 기소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박민우특파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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