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동분쟁 적극 개입… 중재자 자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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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압바스 팔 수반과 회동… 이-팔 분쟁 해결 3자회담 제안
왕이, UAE-카타르 외교장관 만나… 단교사태 원만한 해결 강조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우며 중동 문제 개입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각종 분쟁에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외경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과 함께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9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외교를 관장하는 술탄 알자베르 국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만난 데 이어 20일에는 셰이크 무함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교장관과 만나 “외세의 도움 없이 걸프협력회의(GCC)에서 카타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궈푸(李國富)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중동센터장은 “중국은 양측 국가 모두와 이해관계가 깊다”며 양측을 모두 불러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주문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개입을 제한하면서 단교 사태 때문에 일대일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시 주석은 18일 방중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비공개 회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해 중국이 참가하는 3자 회담을 제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일대일로의 성공을 위해선 두 나라의 평화 공존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시 주석이 중동 등 국제문제에 적극 개입할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은 2015년 12월 31일 전국에 방송된 신년사에서였다. 시 주석은 “세계는 중국의 목소리를 듣고 중국이 제시하는 해법을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년사가 나온 며칠 후 중국은 시리아 정부 대표와 반군 대표를 베이징에 초청해 중재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는 셰샤오옌(解曉巖) 시리아 특사도 처음으로 임명했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는 200여 개 국유기업 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주중 시리아대사관과 반관영 중국아랍교류협회 등이 ‘시리아 재건 페어’를 개최했다. 중동의 최대 현안인 시리아 내전에 중국이 점차 개입을 가속화하는 데는 내전 후 재건 특수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 드러난다. 중국이 2009년에 우쓰커(吳思科) 중동 특사를 처음 임명했지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중국은 이 밖에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내전 등에서도 중재자로 나서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 해결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뜻이 있다”고 밝히자 인도 외교부는 다음 날 “양자 관계 틀에서 이뤄질 일이지 제3국의 중재는 원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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