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신당, 해외선거구 1차투표서 11곳 중 10곳 석권

  • 동아일보

창당 한달만에 ‘마크롱 매직’ 실현… 투표율 과반 안돼 2차투표 예정
한국계 입양아 조아킴 손포르제, 63% 득표해 결선투표 당선 유력

국회의원 한 명 없는 신당을 이끌고 지난달 프랑스 대선에서 깜짝 승리를 일궈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0)이 한 달 만에 열리는 총선에서도 ‘마크롱 매직’을 재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총선 해외 선거 1차 투표 선거구 11곳 가운데 10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프랑스 외교부가 6일 발표했다. 북서아프리카 지역인 9번 선거구만 제외하고 모든 해외 선거구를 휩쓴 압승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외선거구 제도는 재외 프랑스 국민의 뜻을 의석에 반영하자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됐다. 하원 577석 가운데 11석이 해외 선거구에 배당돼 있다. 스위스-리히텐슈타인, 캐나다-미국, 중남미, 북유럽, 북서아프리카 등 11개 선거구로 나뉘어 있으며 등록 유권자 수는 약 178만 명이다.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에서도 결선투표제를 운용하는 프랑스에서는 1차 투표 득표율 12.5% 이상인 후보들만 따로 모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와도 투표 참가율이 25%를 넘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한다. 이번 해외 선거구 11곳의 평균 투표율은 19.1%에 그쳐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한국 입양아 출신인 조아킴 손포르제 후보(34·사진)도 이변이 없는 한 결선투표에서 하원의원 당선이 유력시된다. 손포르제 후보는 스위스-리히텐슈타인 선거구 1차 투표에서 63.21%의 득표율을 기록해 15.68%를 얻은 현역 대중운동연합(UMP) 의원을 크게 앞섰다. 생후 3개월 만인 1983년 7월 서울의 한 골목에서 순찰하던 경찰관에 발견돼 프랑스로 입양됐고, 현재 스위스 로잔에 거주하며 로잔대병원에서 신경방사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대선 결선에서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의도적으로 힘주어 악수를 하는 등 젊은 정치인의 패기를 보여줘 화제가 됐다. 국내외의 호평 속에 마크롱 대통령은 서구 자유주의 질서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달 말 주요 노동단체, 재계 관계자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마라톤 면담’을 하며 노동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프랑스 본토의 총선 1차 투표는 11일 열린다. 2차 투표는 본토와 해외 선거구 모두 18일 진행된다. 현지 언론들은 집권당 앙마르슈가 전체 577석 가운데 절반을 크게 웃도는 320∼35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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