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韓어린이 참사, 운전사 방화였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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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터널에서 일어난 한국인 유치원생 통학버스 화재참사는 해고 통보에 불만을 품은 운전사의 방화가 원인이라고 중국 공안당국이 어제 발표했다. 사건 발생 전날 해고 통보를 받은 데 불만을 품은 버스 운전사가 승차 직전 휘발유통을 점검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도 아닌 운전사의 고의 방화로 중세국제학교 부설 유치원에 다니는 한국인 어린이 10명(이중국적자 포함)이 목숨을 잃었다니 충격적이다.

유족들은 중국 수사당국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추가 설명을 듣고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숨진 운전사 충웨이쯔(叢威滋) 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면서 운전사 책임으로만 몰아가려 한다면 잘못이다. 충 씨가 최근 월급이 40% 가까이 깎여 사고 3주 전에 방화용 휘발유를 구입할 정도로 불만이 쌓였음에도 유치원 측이 운전을 못 하게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책임이 규명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

이 사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애도를 표시하고 사고 처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한 사안이다. 중국 역시 톈진소방연구소, 사법부 과학연구소 등을 총동원해 과학조사를 벌였다. 중국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와 한국 외교부는 미심쩍은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와 장례 및 배상이 소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중국 유치원 버스 화재#운전사 방화#웨이하이 유치원 통학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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