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서 69세 화교 짐짝처럼 끌어내… 중국인들 분노 “유나이티드항공 불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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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러 화교의사 질질 끌고가… “초과예약 때문” UA 해명도 거짓
中 누리꾼들 “인종차별” 들끓어
한국서도 “남일 아니다” 비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던 중국계 미국인 남성이 경찰관들에 의해 질질 끌려나오고 있다(왼쪽 사진). 이 과정에서 좌석 손잡이에 부딪힌 남성의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던 중국계 미국인 남성이 경찰관들에 의해 질질 끌려나오고 있다(왼쪽 사진). 이 과정에서 좌석 손잡이에 부딪힌 남성의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자사 승무원들을 여객기에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피해 승객이 69세 화교 의사로 밝혀지면서 중국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우리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내일 진료가 있어 비행기에서 절대 내릴 수 없다고 버티는 이 남성을 바닥에 눕혀 질질 끌고 나갔다”며 “백인 의사에게도 똑같이 대응했겠느냐”며 분개했다. 관련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고, ‘유나이티드항공 승객 강제 퇴거’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웨이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피해 남성이 “중국인이라 (퇴거 대상으로) 지목된 것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며 인종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도 “우리 일이 될 수 있다”며 거세게 비난하는 가운데 실제 비슷한 피해를 입은 한국인 승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초과 예약) 됐다며 탑승을 거부하는 바람에 휴가를 망쳤다. 당시 피해자 6명 중 4명은 아시아인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나이티드항공 때문에 비행기에 못 타 회의에 못 갈 뻔했다”고 전했다.

당초 오버부킹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항공사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사태의 원인이 오버부킹이 아니라 항공사가 자사 승무원을 급히 태우려 한 데 있다고 보도했다.

분노한 중국 누리꾼들은 항공사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웨이보엔 이 항공사 회원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미국 팝가수 리처드 막스를 비롯한 일부 할리우드 스타들도 불매운동 동참 의사를 밝히며 비난에 가세했다.

사건은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탑승했던 한 남성 승객을 항공사 측이 공항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내리게 하면서 발생했다. 항공사 측은 무작위로 승객 4명을 찍어 내리게 했다. 3명은 마지못해 수락했으나 피해 의사는 이튿날 진료가 있어 내릴 수 없다고 버텼다. 항공사 측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좌석에서 억지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남성은 피가 날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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