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아지는 아이비리그 합격문…“사상 최저 합격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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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비리그(동부지역 8개 사립 명문대)의 합격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리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입학 정원은 그대로인데, 지원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버드대엔 사상 최대인 3만9506명이 지원해 5.2%(2056명)만 합격했다. ‘19.2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컬럼비아대 합격률 5.8%였고, 프리스턴대 6.1%, 예일대 6.9%, 브라운대 8.3%, 펜실베이아대(유펜) 9.2%였다. 두 자리 수 합격률은 다트머스대(10.4%)와 코넬대(12.5%) 뿐이다.

WSJ은 “다트머스대를 제외한 아이비리그 7개 대학이 지난해에 비해 지원자가 모두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이들 중 대부분이 사상 최저 합격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버드대는 지원자도 늘었지만 합격자 숫자도 다소 늘려 지난해와 같은 합격률(5.2%)을 보였다. 8개 대 중 합격률이 증가한 곳은 예일대가 유일했다. 올해 입학 정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늘리면서 지난해(6.3%)보다 0.6%포인트 늘었다.

다트머스대 측은 “(지원자가 다소 줄었지만) 합격자 중 96%가 고교 성적이 상위 10% 이내인 우수 인재”라고 밝혔다. 브라운대도 ‘상위 10% 인재가 전체 합격자의 97%’라고 밝혔다. 반면 수많은 인재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프린스턴대 지원자(3만1056명)의 40%(1만2400명)는 내신성적(4.0 만점의 4.0/가중치 적용 기준)이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합격증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선 고교에선 “아이비리그는 ‘집안 경제 형편이 합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우수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합격률이 5%면 탈락자가 95%다. 아이비리그는 얼마다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한 것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아이비리그 입학처 관계자들은 “(아이비리그 지원자가 증가하는 건) 더 많은 학생을 탈락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더 다양한 학생들에게 (아이비리그 진학의) 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반박한다. 하버드대 측은 합격자의 15.1%가 부모와 형제 중 ‘첫 대학 진학자’라고 밝혔고, 유펜은 “합격자 출신 국가가 94개국에 이른다”며 다양성을 강조했다.

한편 비영리교육단체 ‘오픈 더 북’은 1일 “2010~2015년 6년 간 아이비리그에 지원된 연방정부 자금이 무려 410억 달러(약 45조9200억 원) 달한다. 풍부한 후원금을 보유한 아이비리그에 대한 이런 과도한 지원은 대학의 빈익빈 부익부만 심화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아이비리그 측은 “국민의 세금인 그런 지원금은 도서관이나 연구소 건립, 젊은 창업가 육성 등에 쓰이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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