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국가 ‘각개격파’ 中, 포위망 무너뜨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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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장관급 대표단 초청-정상회담 등 트럼프 정부 앞서 우호 분위기 다져

 자신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에 대응해 중국은 연초부터 ‘각개격파’ 식 외교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 강경 3개국에 집중되고 있는 외교적 노력은 20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선수(先手)를 빼앗기기 전에 관계를 개선하거나 우호 분위기를 다져 놓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은 지난주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이 싱가포르를 방문해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억류한 장갑차 등에 대해 협의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장관급 협의를 하고 장갑차 반환 등 관계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화교 출신인 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2015년 11월 첫 양안 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열 정도로 양국은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내린 남중국해 판결에 싱가포르가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내면서 관계는 급랭했다.

 필리핀의 장관급 대표단이 23일과 24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는 것도 ‘탈미친중(脫美親中)’ 성향을 보여 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마음을 바꾸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해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약속한 150억 달러(약 17조5000억 원) 규모의 대(對)필리핀 신규 투자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은 23일 전했다.

 이번 대표단에는 카를로스 도밍게스 재무장관과 벤저민 디오크노 예산장관 등 장관급만 5명가량이 참가해 1박 2일간 베이징에 머물면서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와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 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과 만날 예정이다.

 앞서 시 주석은 이달 12일 베이징을 방문한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해상 안보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시 주석은 응우옌푸쫑 서기장과는 ‘두 나라 모두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시진핑#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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