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40%로 출발하는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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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매체 “분열의 상처 치유보다 푸틴 환심 얻는 일에 더 골몰”
트럼프 “또 엉터리 여론조사” 발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미국은 분열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치유는커녕 더 많은 분열의 상처만 만들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 “트럼프 당선인은 정권 인수기에 그를 찍지 않은 7400만 유권자와 투표조차 하지 않은 수천만 시민의 마음을 사기보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환심 얻기에 더 골몰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직전 호감도가 매우 낮은 건 반대편이나 정치 무관심층을 향한 통합과 화해의 정치 행보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7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당선인의 호감도는 40%에 불과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79%), 조지 W 부시(62%), 빌 클린턴(68%), 조지 부시(65%), 로널드 레이건(58%), 지미 카터(78%) 등 전직 대통령의 취임 직전 호감도에 크게 뒤진다.

 트럼프 당선인의 비호감도는 절반이 넘는 54%로 이전 최저인 지미 카터(9%), 최고인 조지 W 부시(36%)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직전 비호감도도 18%에 불과했다.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식을 거행하는데도 (여전히)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응답이 52%나 됐다. 그나마 그의 위안거리는 이 수치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다는 사실”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민주당과 무당파의 반대가 여전한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도 열광적인 지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는 게 낮은 인기의 결정적인 이유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과정에 대한 지지도는 40%로, 2009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80%)의 반 토막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속 당인 민주당 지지자의 열광적 호응(94%)에다 무당파(80%)와 야당인 공화당 세력(62%)의 지지도마저 높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지지세(77%)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무당파(42%)와 민주당(11%) 지지율은 사상 최악 수준이다.

 갤럽, CNN 등 다른 기관의 조사 결과도 거의 똑같은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트위터에 “대선 때 엉터리 여론조사를 하고, (그 예측 결과도) 심하게 틀렸던 사람들이 요즘은 (내) 지지율 조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예전(대선 때)과 똑같이 편향돼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40년 내 대통령 호감도 중 최악’이란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고, 맞더라도 믿지 않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트럼프#푸틴#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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