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정상회담 후폭풍…아베 “내년 빠른 시일내 푸틴 만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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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러-일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끌려 다녔다'는 비판을 받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일 내년 빠른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의 한 강연회에서 "이번 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방문 초대를 받았다"며 "내년 빠른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해 관계 개선을 위한 기운을 한층 가속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회의에 참석할 일정이 이미 잡혀 있지만 그 전에 방러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15, 16일 러-일 정상회담에선 일본이 영토문제에 대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경제 협력 부분만 양보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고 야당은 물론, '아군'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마저 공개적으로 실망을 표하는 등 후폭풍이 적지 않게 몰아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이날 강연에서 "'어떤 비판이 있더라도 한걸음이건 반걸음이건 평화조약체결에 향해 구체적인 걸음을 전진해간다'는 결단이 이번 푸틴 대통령과의 합의 내용"이라며 강변했다. 이어 "영토문제에서 진전이 없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반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합의한 공동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일본인과 러시아인이 함께 일하면서 이해와 신뢰가 깊어지면 북방 4도를 '대립의 섬'이 아닌 '공존의 섬'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일 양국이 영토문제에 대해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의 성에 갇혀 있다"며 양국민의 신뢰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 시기는 내년 3월 독일, 5월 이탈리아 방문 일정에 맞추거나 4월말 골든위크 때가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아베 총리가 보다 빠른 시기에 방러 일정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가급적 빨리 가고 싶다는 총리의 생각에 맞춰 외교 루트를 통해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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