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십자군 요새’서 총격테러… 10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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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총격전… 괴한 4명 사살, 당국 “반정부 토착민-IS소행 추정”

 12세기에 지어진 요르단 유명 관광지에 무장괴한 일당이 침입해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캐나다 여성 관광객 등 10명이 숨지고 22∼27명이 다쳤다. 요르단 당국은 반(反)정부 성향의 토착 부족민이나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배후를 추적 중이라고 요르단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첫 총격은 18일 오전 카라크 시 북동부 30km 지점에 있는 사막 마을 까트라나에서 시작됐다. 마을 주택에서 울린 화재 경보를 확인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갑자기 복수의 무장괴한이 뛰쳐나와 총격을 가했다. 이들 괴한은 총격 직후 차를 타고 12세기 건축물인 십자군 요새가 있는 카라크 시 방향으로 내달렸다. 요새를 향해 차를 몰고 가던 중에도 순찰 경관과 경찰서를 향해 총기를 난사해 사상자를 냈다.

 괴한 일당은 요새 안으로 침입해 탑 하나를 차지하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유명 관광지인 이 요새에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이 몰려 있었다. 괴한들과 경찰이 5시간여 동안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캐나다 여성 관광객 1명과 요르단 시민 2명, 경찰 7명 등 총 10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갑작스러운 습격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요새 저층부에 고립됐던 관광객 10여 명은 사태가 진압된 후 구출됐다.

 총격전 끝에 괴한 4명이 사살됐지만 범행을 저지른 이들의 구체적인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최초 총격전이 벌어진 까트라나는 정부에 저항해온 다양한 부족이 중무장한 채 사는 곳인 데다 밀수 등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 요르단이 미국 주도 IS 폭격에 가담하는 몇 안 되는 중동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IS의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요르단#십자군#총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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