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세계 첫 ‘퍼스트 커플’ 탄생 눈앞

  • 동아일보

美정치 드라마처럼… 남편은 대통령, 부인은 부통령후보
6일 대선 오르테가 부부 당선 유력

6일 실시되는 니카라과 대선에 집권당의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나선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부부의 선거 포스터.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 남편보다 부인의 인기가 더 높다고 한다.
6일 실시되는 니카라과 대선에 집권당의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나선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부부의 선거 포스터.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 남편보다 부인의 인기가 더 높다고 한다.
 인구 618만 명의 중미 국가 니카라과에선 세계 최초의 남편 대통령-부인 부통령, 이른바 ‘퍼스트 커플’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실시되는 니카라과 대선에서 통산 4선이자 3연임에 도전하는 다니엘 오르테가 현 대통령(71)과 그 부인이자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로사리오 무리요(65)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후보인 이들은 여론조사에서 65%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NYT는 “미국에선 정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 니카라과에선 현실이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미국 최대 영상 제작·유통사인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물 ‘하우스 오브 카드’에선 민주당 후보로 재선을 노리는 프랭크 언더우드 대통령(케빈 스페이시)이 정치적 야망이 큰 부인 클레어 언더우드(로빈 라이트)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비현실적인 내용이 나온다.

 NYT는 “(드라마에서처럼) 니카라과에서도 오르테가 대통령보다 부인 무리요의 인기가 더 높다”고 전했다. 무리요는 그동안 정부 대변인을 맡아 거의 매일 TV 방송에 출연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일을 도맡아 왔다. 니카라과 정계에선 “그녀는 단순히 대통령 부인이 아니라 사실상 핵심 정부 각료로서 활동해 왔다. 이번에 당선되면 ‘공동 대통령’이 되는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표방한 반군(叛軍) 게릴라 출신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1979년 당시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 정권을 몰아낸 뒤 1984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다가 1990, 1996, 2001년 대선에서 잇따라 낙선했다. 하지만 2006년 대선에서 부인 무리요의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당선된 뒤 2011년에 연임에 성공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니카라과#퍼스트 커플#오르테가#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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