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175억 달러 규모 국채 발행…신흥시장 최대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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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신흥시장 최대치인 175억 달러(19조6000억 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며 국제 채권시장에 데뷔했다. 그만큼 석유 수입 감소로 인한 경제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19일 5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와 10년 만기 채권, 65억 달러 규모 30년 만기 채권 등 모두 175억 달러어치 달러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이너스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사우디 국채에 아시아 투자자와 연금펀드 등이 대거 몰리면서 입찰액이 발행 규모의 4배에 가까운 670억 달러나 몰렸다.

사우디의 국제시장 판매 국채는 4월 165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 아르헨티나를 넘어서는 신흥국 사상 최대 규모다. 사정이 비슷한 인근 산유국 카타르가 올해 발행한 국채는 90억 달러어치였다. 국채수익률은 당초 예견됐던 것보다는 낮게 책정됐다. 5년물 금리는 2.58%, 10년물은 3.4%, 30년물은 4.62%다. JP모건 HSBC 씨티그룹 등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국채 발행에 참여했다.

국가 재정의 75%를 석유 판매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지난해부터 하락해 올 초 30달러 아래로까지 떨어지면서 경제난을 겪어왔다.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역대 최대인 9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는 지난해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270억 달러 규모 지방채를 발행했고 올 4월에는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25년 만에 100억 달러를 대출받았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을 매각하고 3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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