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사진이 음란? 페이스북, 비난 여론에 결국…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14일 17시 34분


코멘트
사진=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올린다면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근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에 사는 레베카 와노시크라는 여성은 얼마 전 아기 두 명에게 동시에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모습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계정이 ‘비활성화’ 됐다.

사연은 이렇다. 여섯 아이의 엄마이며 막내를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레베카는 지난달 한 페이스북 친구에게서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아기 한 명에게 젖을 좀 달라. 아기 엄마가 수술 중인데, 모유만 먹고 큰 아기가 젖병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레베카는 흔쾌히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아기를 받아 안은 레베카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젖을 물렸고, 이 모습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사진을 보면 아기 두 명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젖을 물고 있다.

그는 이 게시물에서 “아기는 배고파 지쳐 있었고 그저 젖 먹기를 원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다른 이 누구라도 이렇게 해 줬으면 하는 행동을 했다”며 “이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거나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놀랍다. 내 가슴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은 엇갈렸다. “아름답다” “보기 좋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페이스북 이용자 몇몇은 이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좀 가려라. 아무도 당신 가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기는 페이스북이지, 음란 사이트가 아니다”라고 했다. 곧 레베카의 페이스북 계정은 비활성화 됐다.

이에 레베카의 남편 앤서니는 자신의 계정에 게시물 원본을 캡처해 첨부하며 “내 아내는 훌륭한 일을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아내의 계정을 비활성화 했다. 이 게시물을 널리 퍼뜨려서 선한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페이스북이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줬으면 한다. 나는 내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 측은 레베카의 계정을 비활성화 한 것에 대해 “시스템상 실수”라고 해명하며 계정을 원래대로 돌려놨다.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은 모유 수유 사진을 허용하고 있다. 모유 수유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데에 동의하며, 어머니들이 자기 경험을 페이스북에서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잘못 비활성화 된 계정은 복구했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레베카가 올렸던 최초 게시물은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8만 회 이상 공유됐으며 19만 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이제 레베카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마음껏 모유 수유 사진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남성 이용자들이 보낸 “가슴에 붙어있는 애가 없으면 더 섹시하겠다”는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당신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