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녀와 동영상 채팅하다 혼쭐난 사우디 청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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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대화 인터넷서 인기
경찰 “종교가치 훼손했다” 체포… “SNS 안할 것” 반성 동영상 올려

아부 신(가명)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청년(오른쪽)이 미국 소녀 크로킷 양의 애정 표현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아부 신(가명)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청년(오른쪽)이 미국 소녀 크로킷 양의 애정 표현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제 경솔한 행동을 뉘우치며 다시는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미국 10대 소녀와의 영상통화 비디오로 인기를 끌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부 신(가명·19) 군은 6일 유튜브에 올린 ‘반성문 동영상’에서 이렇게 고개를 숙였다. ‘이 없는 자’라는 뜻의 가명처럼 앞니가 벌어진 그는 지난달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크리스티나 크로킷 양과 유튜브 연계 인터넷방송에서 공개 영상통화를 하다가 종교적 가치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 10일 만에 풀려나자마자 사죄 동영상을 올렸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징역 5년에 벌금 300만 리얄(약 9억 원)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고 사우디 매체 알 아라비야가 9일 보도했다.

 그는 6분 30초 분량인 문제의 영상에서 크로킷 양을 향해 왼손 약지에 결혼반지를 끼우는 시늉을 하며 어설픈 영어로 “사랑한다” “결혼하자”고 외쳤다. 이에 크로킷 양은 왼손 약지에 검은 사인펜으로 결혼반지를 그린 뒤 보여주며 “나도 사랑해”라고 호응했다. 앳돼 보이는 그가 담배를 꺼내 물자 크로킷 양이 깜짝 놀라며 “너 몇 살이야?”라고 물었는데, 이를 알아듣지 못한 그가 호기롭게 거드름을 피우며 “위스키는 노! 담배는 굿!”이라고 동문서답하는 장면도 웃음을 샀다. 그는 크로킷 양을 웃기기 위해 사우디 남성용 전통 의상을 우스꽝스럽게 입어 보이기도 했다.

 둘은 이후에도 춤추는 영상을 주고받는 등 인터넷으로 종종 만나 친분을 쌓았고, 이들 방송은 조회수가 수십만 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아부 신 군이 지난달 25일 비윤리적인 행위로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품위와 종교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들의 인연도 끝났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사우디#미국소녀#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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