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닉슨처럼 대통령자격 없어”… “힐러리, 닉슨 이래 가장 부정직”
부통령 후보 케인-펜스 입씨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인 민주당 팀 케인과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가 앞다퉈 1994년 사망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꺼내 들었다. 상대방 대선 후보의 도덕적 결함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5일 “닉슨이 갑자기 이번 대선에서 뜨거운 이름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4일 ABC방송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한 케인은 “닉슨은 1972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대한 도청 공격으로(1974년) 대통령 직을 사임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러시아에 DNC를 해킹하라고 부추긴 것은 30여 년 전 닉슨 사임 당시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일으킨 닉슨처럼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케인은 또 “(트럼프의 이런 행동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e메일 문제와 대조해 보라. 연방수사국(FBI)은 추가 법적 조치가 필요 없다고 했다”며 e메일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클린턴을 옹호했다.
같은 날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나온 펜스는 클린턴이 e메일 스캔들에 관한 FBI 수사 당시 39차례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사실이 언급되자 “닉슨 이래로 가장 정직하지 못한 미국 대선 후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혼란한 정국임을 감안하더라도 펜스가 같은 공화당원인 닉슨의 이름을 (상대당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꺼내 든 것은 주목할 만했다”고 평했다.
도덕적 결함이 있는 정치인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닉슨에 양당 후보가 모두 비유되는 상황은 클린턴과 트럼프 둘 다 유권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일 공개된 IBD/TIPP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에 대해 ‘부정직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2%에 이른다. 트럼프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52%나 됐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을 ‘정직하고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대답한 비율이 66%였고, 트럼프는 6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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