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앞둔 중국 항저우 경비 강화…일부 식당 강제 영업중단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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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4일과 5일 이틀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의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등 G20 국가 정상들 외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 등 국제금융기구 수장(首長)들과 라오스 싱가포르 태국 등 개발도상국 국가수반들이 참가한다.

중국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G20 정상회의를 겨냥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기 때문이다. IS 대원 중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위구르족의 테러 조직 동투르크스탄의 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중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항저우 경찰은 최근 시내 식당과 오락장에 대한 융단 폭격식 검문을 벌여 위구르족이 경영하는 식당은 모두 강제 영업 중단하고 식당 문에도 정지안내문을 붙이도록 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2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1급 경계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나친 보안조치 강화로 도시민들의 일생 생활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주 회의장인 빈장(濱江) 구 ‘아오티보란청(奧體博覽城)’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핵심 구역(50㎞ 이내), 엄격 통제구역(100㎞ 이내), 관리 통제구역(300㎞)의 3단계로 나눠 경계를 강화했다. 시내에 3중, 외곽에 3중 등 모두 6중 방어막이 펼쳐졌다. 항저우의 대표적인 관광지 호수인 서호(西湖) 둘레에는 5~10m 간격으로 보안요원들이 배치됐다.

중화권 매체 보쉰에 따르면 항저우 시내 보안은 최근 파견된 무장경찰 2개 사단이 담당하며 장갑차도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 외곽 경비는 5대 전구(戰區) 중 동부 전구가 맡았는데 지대공 미사일인 훙치(紅旗) 미사일 부대까지 배치됐다.

보안 강화 조치에서 대표적인 것은 2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정상회의장이 위치한 일정 지역을 봉쇄 관리에 들어간 점이다. 이 구역 내 우편과 택배 서비스는 당국이 지정한 중국우정그룹과 저장우정택배회사만 제공할 수 있다. 28일 0시부터 6일 24시까지 G20 정상회의 관련 호텔로 우편 및 택배를 보내는 것도 중단된다.

항저우 시민들은 20일부터 31일까지 신분증을 지니고 안전검사를 받은 후 지정된 3곳의 환승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봉쇄관리 지역에 들어갈 수 있고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는 아예 출입이 중단된다.

따라서 회의 기간에 봉쇄관리 구역에서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시민들은 전용 무료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워둬야 한다. 또 9월 1~7일을 집단휴가 기간으로 지정하고 8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항저우 시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항저우에서는 올 초부터 거리 보도블록을 갈아엎어 교체하는 등 시내가 온통 흙먼지 가득한 공사판으로 변해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를 겨냥해 도로 정비 공사 200여 개, 인프라 건설 공사 90여 개가 진행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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