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女 집단 보복 성폭행 이어 14세 소녀도 보복 성폭행 뒤 사망…전세계 공분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6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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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또 다시 ‘보복 성폭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확인돼 전 세계가 공분하고 있다. 이번엔 14세 소녀가 같은 남성에게 또 다시 성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미국 CNN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델리 경찰을 인용, 지난해 12월 성폭행 피해를 본 14세 소녀 A 양이 또 다시 같은 남성에게 성폭행과 학대를 당한 뒤 24일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A 양은 지난해 12월 자신을 성폭행 한 남성 B 씨에게 지난 5월 납치된 뒤 성폭행을 당했다. B 씨는 첫 번째 성폭행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 양은 “납치된 후 하루에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으며, B 씨가 먹을 것을 주지 않은 채 산(acid·酸)이 섞인 주스를 강제로 먹였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NDTV가 전했다.

이후 가족 품으로 돌아온 A 양은 지난 6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24일 결국 숨졌다. A 양의 부모는 B 씨가 딸에게 강제로 먹인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첫 번째 성폭행 사건과 관련, B 씨로부터 그동안 협박을 받아왔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A 양 사망 이후 다시 B 씨를 체포했다.

델리 여성위원회 의장 스와티 말리왈 씨에 따르면, A 양은 인도 카스트 신분 체계에서 최하층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이다.

이 사건은 1주일 전 보도된 인도의 ‘집단 보복 성폭행’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 C 양(20) 역시 달리트 출신으로, 성폭행을 당한 뒤 협박을 받다 ‘보복 성폭행’을 당했다.

18일 NDTV 등에 따르면, C 양은 13일 밤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로탁에서 성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은 채 수풀에 버려진 상태로 발견됐다. C 양은 경찰 조사에서 3년 전 자신을 성폭행했던 남성 5명이 또 다시 자신을 강제로 차에 태워 집단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 역시 3년 전 사건과 관련, 3명은 불구속됐고 2명은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었다. C 양의 가족은 그동안 가해자들이 고소를 취하하라며 수차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사건은 C 양이 달리트 출신이고 가해 남성들은 상층 카스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스트 차별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CNN은 인도의 국가범죄기록사무국을 인용, 매일 달리트 계층 여성 4명 이상이 성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건에서 가해자는 달리트보다 상위 계층에 속했다고 보도했다.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는 인도의 정신건강 전문가 수니타 크리슈난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에서는 수 세기 동안 낮은 계층이 탄압과 차별의 대상이 되어 왔다”며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2분마다 여성 또는 아이가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우린 침묵을 깨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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