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부동산재벌, ‘아메리카나’ 지분 인수계획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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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를 세운 중동 부동산재벌이 KFC, 피자헛 등 외식 프랜차이즈 중동 판권을 가진 기업의 지분 17억 달러(약 2조 원)어치를 사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중동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에마르 프로퍼티스의 무함마드 알랍바르 회장(60)은 올 2월 페르시안 걸프 컨소시엄을 통해 쿠웨이트 기업 ‘아메리카나’ 지분 69%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나는 최근 수년 동안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영국계 CVC캐피털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탐내던 회사였다. 하지만 알랍바르 회장이 4개월 만에 투자 의사를 번복했다는 것이다.

알랍바르 회장은 2009년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높이 829.8m·154층)를 건설했고 지난해에는 이집트 카이로 동쪽에 700㎢ 규모의 새 수도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중동의 거부(巨富)다. 그가 아메리카나 주식투자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 WSJ는 “저유가로 인한 경기침체로 중동 석유 부호(富豪)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아, 예멘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도 중동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다. 국제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WSJ에 “중동 금융허브인 두바이에서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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