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함부로 키스하고 예쁜 女직원만 회의 참석시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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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의 여자’ 50명 인터뷰
외모지상주의-여성 경시 상습적… 처음만난 여성에 “비키니 입어봐라”… 딸 가리키며 “몸매 끝내주지 않나”
트럼프 “나와 여성 관계 오해” 반박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의 장녀 이방카(35)는 한때 모델로 활동했을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트럼프는 그런 이방카에 대해 “내 딸만 아니라면 사귀고 싶은 여자”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미 언론들은 “딸에 대해 저런 말을 하는 아버지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14일 트럼프와 사귀었거나 함께 일했던 여성 50명을 인터뷰해 “트럼프의 외모지상주의, 여성 경시 태도는 수십 년간 계속돼 온 상습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7년 미스유니버스였던 브룩 앙투아네트 마힐라니 리는 미인대회 방청석에서 트럼프와 나란히 앉았을 때의 일을 전했다. 트럼프가 행사 진행을 돕던 딸 이방카(당시 16세)를 보며 “내 딸 몸매 끝내주지 않니?”라고 말해 역겹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모델 출신인 로완 브루어 레인은 1990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수영장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트럼프의 요구로 비키니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트럼프는 레인의 손목을 잡고 집을 구경시켜 주다가 어떤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더니 서랍을 열고 수영복을 꺼내 주며 갈아입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비키니로 갈아입은 레인을 파티장으로 데려가 “끝내주는 트럼프의 여자”라고 소개했고, 이후 한동안 그는 트럼프의 연인으로 지냈다.

이 신문은 또 “트럼프는 외부 고객이 참석하는 회의에는 외모가 떨어지는 여직원이 못 들어오게 했다. ‘우리 회사에서 나와 함께 일하는 여직원은 모두 예쁘다’는 걸 각인시키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는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에 다닐 때 학교 행사에 데려오는 여자 파트너를 계속 바꿔서 ‘여자들의 남자’란 별명을 얻었고 △미인대회 참가자들에게 함부로 키스하거나 △다른 여자들에게 ‘내 아내는 10점 만점에 몇 점쯤 되는 것 같으냐’는 식의 평가를 하게 했다. 첫 부인 이바나는 “결혼 생활 도중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여성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나는 여성들을 사랑한다. 나야말로 진정으로 여성을 위하는 사람”이라고 해명해 왔다.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세상이 나와 여성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대선#트럼프#외모지상주의#여성 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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