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러 노선’ 메르켈 흔들기 앞장… 푸틴, 獨극우정당과 제휴 시도
獨정치권 “러의 행태 도 넘어서”
“어두운 정장을 입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는 회색 쥐같이 보인다.”
저질 인터넷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나 찾아볼 법한 메르켈 총리 비하 발언이 지난달 러시아 국영 방송을 타고 러시아 전국에 보도됐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은 정치적 자살 행위로 독일 파시스트의 힘을 키워 줬다”, “(그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하한 독일 코미디언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겁쟁이”라는 말은 정책 비판이라기보다는 비열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것이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3일 러시아 국영 방송이 최근 메르켈 총리를 깎아내리는 ‘선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전전에 동원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유럽의 중심국’인 독일 최고지도자를 향해 이런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반(反)러시아 노선’을 확고하게 유지해 온 것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최근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 실패 등으로 지지를 잃어 가며 위기에 몰리자 더욱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도 관계 형성을 시도하는 등 메르켈 총리 흔들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러시아의 비정상적인 선전전이 지속되자 집권 기독민주당(CDU)과 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등 독일 주류 정치권에선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외교정책협회의 러시아 전문가인 스테판 마이스터는 “러시아의 최근 행태는 도를 한참 넘어섰다”며 “독일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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